계약갱신청구권 쓸까, 시세로 재계약할까? 2026 전월세 갱신 비교

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 계약 만기가 다가오면 세입자는 두 선택지를 놓고 고민합니다.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해 임대료 인상 폭을 제한할지, 아니면 집주인과 조건을 새로 협의해 갱신할지입니다. 최근 서울 아파트 신고자료를 보면 갱신청구권을 쓰지 않은 갱신이 더 많지만, 두 방식의 비중은 시장 상황에 따라 빠르게 달라지고 있습니다.

결론부터: 최근에는 ‘갱신권 미사용 갱신’이 더 많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자료를 재집계한 2026년 8월 시장 보도에 따르면, 8월 11일까지 신고된 서울 아파트 갱신계약 7,233건 중 계약갱신청구권 행사 계약은 2,870건(39.7%), 미행사 계약은 4,363건(60.3%)이었습니다. 최신 흐름만 보면 갱신권을 쓰지 않고 조건을 협의한 갱신이 더 많았던 셈입니다.

기간을 넓혀도 방향은 비슷합니다. 부동산 정보업체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6년 1~4월 서울 아파트 전월세 갱신계약 3만6,393건 중 계약갱신청구권 행사 계약은 1만5,839건(43.5%), 미사용 갱신은 2만554건(56.5%)이었습니다.

  • 2026년 8월 11일까지: 갱신권 행사 39.7% vs 미행사 60.3%
  • 2026년 1~4월: 갱신권 행사 43.5% vs 미행사 56.5%

다만 8월 수치는 월중 신고분이라 이후 신고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또한 ‘갱신권 미사용’이 모두 시세대로 올린 계약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여기에는 임대인·임차인이 새 조건을 정한 합의 재계약뿐 아니라 기존 조건을 유지한 계약 등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신고자료만으로 ‘시세 재계약이 정확히 몇 퍼센트’라고 단정하면 안 됩니다.

비교 범위도 중요합니다. 위 수치는 전국 전체 주택이 아니라 서울 아파트 신고자료를 민간·언론이 재집계한 결과입니다. 전국·전 주택 유형을 같은 기준으로 비교한 최신 공식 집계는 확인하기 어려웠으며, 지역과 주택 유형에 따라 양상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왜 갱신청구권을 아끼고 합의 갱신을 선택할까?

계약갱신청구권은 임차인이 1회 행사할 수 있고, 갱신 기간은 2년으로 봅니다. 권리를 행사해 갱신하면 차임과 보증금 증액은 원칙적으로 5% 범위의 제한을 받습니다.

그럼에도 일부 세입자는 당장 갱신권을 쓰지 않고 임대인과 협의합니다. 전월세 가격이 더 오를 가능성에 대비해 권리를 나중을 위해 남겨 두려는 판단, 현재 집에서 계속 살기 위한 관계 유지, 이사 비용과 새집 탐색 부담 등이 작용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현재 시세가 기존 계약보다 크게 올랐다면 갱신청구권은 주거비 급등을 줄이고 2년의 추가 거주기간을 확보하는 현실적인 수단이 됩니다. 결국 어느 방식이 유리한지는 주변 시세, 기존 보증금·월세, 향후 거주계획, 임대인의 실거주 계획을 함께 봐야 합니다.

가장 큰 충돌 지점은 집주인의 ‘실거주’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을 보장하지만 예외도 두고 있습니다. 임대인이나 임대인의 직계존속·직계비속이 해당 주택에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에는 갱신을 거절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실거주 의사가 집주인의 장래 계획이어서 세입자가 진위를 즉시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대법원도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라는 점의 증명책임은 임대인에게 있다고 봤습니다. 단순히 “들어가 살겠다”고 말한 것만으로 항상 충분한 것은 아니며, 실거주 의사가 진정하다고 통상 수긍할 수 있는 사정이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판단합니다.

실제 분쟁도 늘고 있습니다. 한국부동산원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인용한 2026년 9월 보도에 따르면,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에 접수된 계약 갱신·종료 관련 분쟁은 2026년 1~7월 131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 65건보다 101.5% 증가했습니다. 7개월 누계가 2025년 연간 122건도 넘어섰습니다. 다만 이 통계는 갱신·종료 분쟁 전체이므로, 131건 모두가 실거주 거절 사건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실거주를 이유로 내보낸 뒤 다시 임대하면 어떻게 될까?

임대인이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을 거절한 뒤, 갱신되었을 기간이 끝나기 전에 정당한 사유 없이 제3자에게 다시 임대한 경우에는 법에서 정한 손해배상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는 실거주 사유가 계약갱신청구권을 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되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입니다.

다만 실제 손해배상 여부와 금액은 구체적인 계약관계, 제3자 임대 여부, 정당한 사유 등에 따라 달라집니다. 분쟁이 예상되면 문자·카카오톡·이메일 등 의사표시 기록과 계약서를 보관하고, 개별 사안은 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나 법률 전문가에게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해결방안: 권리 행사 직전보다 ‘빠른 협의’가 먼저다

계약갱신청구권은 중요한 안전장치지만, 만기 직전에 처음 대화를 시작하면 임대인의 입주계획과 임차인의 거주계획이 정면으로 충돌하기 쉽습니다. 가장 현실적인 해결책은 법정 기한만 기다리지 말고 조기에 협의해 불확실성을 줄이는 것입니다.

1. 만기 6개월 전부터 서로의 계획을 확인한다

임차인은 계속 거주할 의사가 있는지, 임대인은 본인 또는 직계가족의 입주계획이 있는지를 먼저 확인합니다. 이때 “갱신할까요?”라고만 묻기보다 희망 기간, 보증금·월세 조정 가능 범위, 실거주 예정 시점까지 구체적으로 묻는 것이 좋습니다.

2. 주변 시세와 두 가지 갱신안을 함께 비교한다

  • 갱신청구권 행사안: 2년 추가 거주, 임대료 증액 제한, 권리 1회 사용
  • 합의 갱신안: 임대료와 기간을 당사자가 협의, 갱신권 사용 여부를 계약서에 명확히 표시

합의 갱신은 무조건 시세 전액을 받아들이는 방식이 아닙니다. 임대인은 공실·중개비·새 임차인 탐색 부담을 줄이고, 임차인은 이사비와 생활권 변경 비용을 아낄 수 있으므로 중간 수준의 조건을 협의할 여지가 있습니다.

3. 실거주 계획은 말이 아니라 일정으로 확인한다

임대인이 실거주를 검토한다면 예상 입주자, 입주 희망 시점, 현재 거주지 정리 일정 등을 가능한 범위에서 공유하도록 협의합니다. 이는 법률상 일률적인 제출의무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계획을 구체화해 오해를 줄이자는 실무 제안입니다.

4. 합의 결과는 반드시 서면으로 남긴다

계약갱신청구권 행사 여부, 새 임대차기간, 보증금과 월세, 증액 시점, 퇴거일, 수선 책임 등을 계약서나 문자로 명확히 남깁니다. 특히 단순 합의 갱신인지 계약갱신청구권 행사에 따른 갱신인지 모호하면 중도해지와 차기 갱신 때 분쟁이 생길 수 있습니다.

5. 합의가 어렵다면 조정을 먼저 활용한다

한국부동산원·LH 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는 계약갱신·종료, 보증금 반환, 차임·보증금 증감 등의 분쟁을 다룹니다.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 신청할 수 있으며, 소송 전에 조정 가능성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임차인과 임대인이 함께 확인할 체크리스트

  • 계약 만료일과 갱신요구 가능 기간을 확인했는가?
  • 임차인의 향후 2년 거주계획을 공유했는가?
  • 임대인 또는 직계가족의 실거주 계획이 있는가?
  • 주변의 동일·유사 면적 전월세 시세를 함께 확인했는가?
  • 갱신권 행사와 합의 갱신의 비용 차이를 계산했는가?
  • 갱신권 사용 여부와 변경 조건을 서면으로 남겼는가?

결론: 갱신권보다 먼저 필요한 것은 예측 가능한 협의다

최근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는 계약갱신청구권을 쓰지 않은 갱신이 다소 많지만, 갱신권 행사도 40%를 넘는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따라서 “요즘은 모두 시세대로 재계약한다”거나 “대부분 갱신청구권을 쓴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분명한 점은 전월세 공급 부담과 실거주 수요가 겹치면서 집주인의 실거주 계획과 세입자의 주거 연장 요구가 중요한 분쟁 지점이 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해결의 출발점은 만기 직전의 통보가 아니라 만기 4~6개월 전부터 조건과 일정을 서면으로 협의하는 것입니다. 계약갱신청구권은 마지막 순간에 꺼내는 갈등의 카드가 아니라, 조기 협의를 뒷받침하는 주거 안정 장치로 활용하는 편이 바람직합니다.


참고: 이 글은 일반적인 제도 안내이며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법령과 정책은 변경될 수 있으므로 계약 전 최신 공식 자료를 확인하세요.

공식·주요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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